[효과적인 영단어 학습법 2] - 콜로케이션을 통한 의미단위 단어학습
          조회수  9960        작성일 2009-04-15 14:29:09


외국어를 배울 때 우리가 가장 먼저 하게 되는 것이 바로 단어학습이다. 단어는 언어를 이해하고 전달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단어장이나 기타 학습도구들을 통해서 단어를 학습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어실력은 생각처럼 쉽게 향상되지 않는다. 잘 안 외워지고, 외웠다고 하더라고 금세 잊어버린다. 왜 일까? 단어학습은 왜 이렇게 어렵고, 효과도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본 칼럼에서 그 이유를 알아보고 가장 효과적인 단어 학습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다양한 단어학습법
가장 보편적인 단어학습법은 단어를 알기 쉬운 표현이나 그림으로 설명하여 그 뜻을 이해하도록 한 다음 반복해서 외우도록 하는 방법이다. 또, 맥락을 활용하여 단어를 학습시키는 방법도 있는데 가령, 새로운 단어를 문장 속에서 제시하고 단어의 의미를 이해시키거나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을 결합하여 이미지를 상상하도록 하여 단어를 기억시키는 방법이다. 그 밖에도 접두사, 접미사 또는 어근을 활용하여 단어를 학습하는 방법 등 다양한 단어학습법들이 있다.
기존 단어학습법들의 한계
그러나 이러한 학습법들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반복학습법은 단순히 영어와 한글 뜻만을 반복해서 외우기 때문에 학습에 몰입하기 어렵고, 필요할 때 단어를 기억해내기 위해 필요한 단서가 부족하여 단어학습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맥락에 의한 단어학습법은 반복학습과는 달리 단어를 기억하기 위해 필요한 단서가 제공되고 학습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단어학습의 몰입도나 회상도가 높다. 하지만 단어수가 늘어나게 되면 맥락단서의 효율성이 떨어져 단어끼리 서로 간섭을 일으키게 되어 단어학습의 효율성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접두어나 접미어와 어근에 의한 단어학습법은 맥락이 주어지지 않을 때 단어의 대략적인 의미를 추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어가 어근이 가지고 있는 의미만으로는 추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하다는 문제가 있고 실제 영어문장을 읽을 때 학습자가 접두사나 어근에 의해 의미를 추정할 만큼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한계가 있다.
효과적인 단어학습법의 조건
그렇다면 짧은 시간 내에 단어를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무엇일까?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단어라는 것이 우리 머릿속에 어떠한 과정을 통해 기억되고, 또 어떻게 저장되어 있는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지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책이나 신문에서 단어를 읽으면 뇌 속에 있는 단어사전(lexicon)이 활성화되는데, 이 단어사전에는 단어의 철자, 발음, 문법, 의미 등이 함께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란 단어를 보고 나면 “사진”을 더 쉽게 발음할 수 있고, “병원”이란 단어를 보고 나면 “의사”를 더 빨리 인식할 수 있다. 즉, 어떤 단어를 읽는 것은 그 단어와 연관된 다양한 정보들이 동시에 활성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거꾸로 말하면 어떤 단어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다양한 정보들이 함께 학습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우리가 어떤 정보를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는 단기기억에 있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넘겨야 하는데 이 때 필요한 것은 그 정보를 반복해서 암송하거나 정교화 처리하는 것이다. 암송은 정보를 단기기억에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처리의 깊이가 낮아서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낮다. 반면에 정교화 처리는 새로운 정보를 장기기억에 있는 기존지식과 연관을 짓거나 심상을 만들어 정보를 깊게 처리하기 때문에 정보가 장기기억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새로운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의미 있는 내용으로 덩어리화(chunking)하게 되면 더 효과적인 기억이 가능하다.
콜로케이션 학습법이란?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단어 학습법은 무엇일까? 단어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함께 학습하면서 정교화 처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단어 학습법.

바로 콜로케이션(collocation, 연어)을 통한 단어학습법이다. 콜로케이션은 두 개 이상의 단어가 함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어들의 덩어리이다. 1957년 영국의 언어학자인 Firth가 의미론의 중심개념으로 소개한 이래 어휘학습 분야에서 그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는 개념이다. 영어 또한 우리말과 같이 특정 단어와 함께 나타날 확률이 높은 단어가 존재하며, 의미적으로 유사한 단어 간에도 원어민이 듣기에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런 단어들의 조합이 존재하면 그것이 바로 콜로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snow는 road, fall, winter, cold와 함께 나타날 확률은 높지만 apple, dog과는 함께 나타날 확률은 낮다. 또한 soft, mild, gentle은 voice, soap과는 함께 쓰일 수 있지만 water, drink는 soft하고만 함께 쓰이고, steel, beer는 mild하고만 함께 쓰인다.

외국어 학습자는 단어를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하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의미적으로 관련된 어휘와 함께 단어를 학습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의미적으로 관련된 어휘를 함께 학습하면 두 어휘간의 의미적 연결이 활성화되어 깊은 처리가 일어나게 되고 의미 있는 내용으로 덩어리화 될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실제로 여러 연구들(박선미, 1997; 이지은, 1998)에서 단어를 학습할 때 의미단서를 함께 제시하면 학습자의 단어기억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관계어와 같은 의미단서를 통한 학습은 학습의 양을 줄이고 기억에서 연관단어들을 인출하기 쉬우며 정보가 두뇌 속에 저장된 방식을 반영하기 때문에 기억에 효율적이며, 단어의 의미를 구조화함으로써 다른 단어와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쉽게 인식하여 단어를 정확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키워준다(Nation, 2000).

저명한 언어학자인 Nation(2001)은 콜로케이션 지식이 바로 언어지식이라고 주장하였다. 즉, 언어의 습득과 사용은 기저의 문법규칙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연어를 chunk로 장기기억에 저장하고 회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모국어 사용자처럼 말하기 위해서는 빈번하고 친숙한 연어를 사용하여 숙어적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하며, 언어 학습자는 이러한 친숙한 단어 연쇄인 콜로케이션을 학습하는 것이다(Ellis, 1997).
콜로케이션을 통한 단어학습의 장점
이러한 콜로케이션을 통한 단어학습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

첫째, 콜로케이션을 활용하여 단어를 학습하면 많은 단어나 문장을 따로 외우지 않더라도 문맥이 의미단서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억하기 쉽다.
둘째, 동의어나 반의어, 상위어, 하위어와 같이 품사가 같은 관계어 중심 단어학습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단어 간 간섭을 최소화하여 기억을 쉽게 하고, 단어의 의미뿐 아니라 문법이나 문장구조에 대한 이해가 촉진될 수 있다.
셋째, 모국어 간섭현상을 피할 수 있다. 외국어 교육에서 최근 강조되고 있는 말하기 쓰기의 지도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모국어의 간섭현상이다. 학생들이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 모국어의 문장에 알고 있는 외국어 단어를 대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외국어 학습에서 가장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watch the television"대신 “see the televis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만일 처음 배울 때 ”watch the television"을 연어로 학습한다면 이러한 모국어 간섭현상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넷째, 콜로케이션은 모국어 사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므로 연어를 통해 단어를 학습하면 사전에 만들어진 의미단위로 문장을 조립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생활에서 더 빠르고 정확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다섯째,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어휘학습을 더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학습동기를 유지시킬 수 있다. 특히 어휘학습에 적극적이지 않은 낮은 언어능력자들에게 연어중심학습이 더 효과적이다.

이렇듯 콜로케이션을 통한 단어학습법은 가장 모국어 언어지식에 가깝게 어휘를 학습할 수 있는 방법임과 동시에 가장 장기적인 기억효과를 보이는 어휘학습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 교육 환경은 변하고 있다. 읽기, 듣기 위주의 평가에서 말하기, 쓰기와 같은 활용능력이 강조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영어-한글 뜻>위주의 단어학습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영어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콜로케이션을 통한 단어학습은 실용영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영어 교육 환경에 가장 적합한 단어학습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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