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한국어의 차이? - 명사 중심 vs. 동사 중심
          조회수  32043        작성일 2011-08-04 14:44:40
초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공부했지만 외국인을 보면 입이 얼어붙고, 영어문장이 몇 줄 넘어가면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영어를 언어가 아니라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과목쯤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면 영어를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으로 여기지 말고 누군가에게 내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인 언어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요. 우리말과 영어가 어떻게 다른지 한번 알아봅시다.

영어와 우리말의 차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는 아마도 주어가 아닐까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우리말에는 주어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영화 보러 갈래?”라고 묻지 “나는 너와 영화 보러 가고 싶어!”라고 말하진 않죠? 그에 비해 영어에서는 반드시 주어가 나와야 하는데 이것은 책임소재를 분명하게 따지는 서양식의 사고가 잘 나타나있는 것 같습니다. 그뿐 아니라 우리말과 달리 셀 수 있는 명사인지도 구분하고 관사도 써야 하는 자리인지 아닌지를 잘 따져서 써야합니다. 참, 복잡하죠? 그렇지만 영어와 우리말의 가장 큰 차이는 영어가 명사중심 언어인데 비해 우리말은 동사중심 언어라는 점입니다.

여러분도 영어의 기본 어순이 주어+동사+목적어로 되어 있고, 우리말은 (유명무실한)주어+목적어+동사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잘 아시죠? 어순의 차이는 생각과 말의 차이를 가져옵니다. 영어는 목적어로 끝나며 목적어는 명사형이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명사형을 수식하는 엄청나게 다양한 문장형태가 발달되어 있지만 우리말은 동사로 문장이 끝나기 때문에 뒤에 말을 붙이기 어렵습니다. 즉, “He gives me a pen.”으로 끝난 문장에도 “which he likes"를 덧붙여 ”He gives me a pen which he likes."라고 쓸 수 있답니다. 그에 비해 우리말은 한번 말해버리면 끝에 뭐라고 붙이기 어렵죠. 뭐 화끈한 한국인의 특성이라고나 할까요? Nida라는 사람이 말한 여섯 가지의 영어 기본문형을 보더라도 네 가지가 명사나 명사구로 끝나지만 우리말 번역은 모두 동사나 형용사로 끝나게 됩니다.

  • John ran quickly.
  • 존은 빨리 달렸다.
  • John hit Bill.
  • 존은 빌을 때렸다.
  • John gave Bill a ball.
  • 존은 빌에게 공을 주었다.
  • John is in the house.
  • 존은 집에 있다.
  • John is sick
  • 존은 아프다.
  • John is a boy.
  • 존은 사내아이다.


  • 이러한 차이 때문에 관계절 문장을 보면 영어와 우리말이 분명하게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He looked like a lawyer which he was. 라는 문장은 “그는 변호사 같이 보였는데 실제로 그는 변호사였다.”라고 번역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영어는 “He looked like a lawyer.”라는 문장에 “which he was.”라는 관계절을 수식어로 추가하였을 뿐이지만 우리말에서는 “~하였고”라는 대등절 관계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를 이용하여 번역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우리말에서는 동사로 표현될 상황이나 사건도 영어에서는 전치사가 붙어있는 명사구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독해가 어려운 거죠. 예를 들면, "I can't persuade him out of those ideas."라는 말은 “나는 그런 생각을 버리라고 그를 설득할 수 없다.”로 해석되는데 “out of those ideas"가 ”그런 생각을 버리라고“로 번역이 되었죠? 또 다른 예로 ”It's too early for supper."라는 말은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르다.”로 해석되는데 여기에서도 “for supper"가 ”저녁을 먹기에는“으로 번역되었네요. 이렇게 전치가가 포함된 영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려면 반드시 동사가 추가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 영어에서 명사(구)를 우리말로 해석하려면 동사가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It seemed a familiar scene. Then the realization hit her."은 우리말로 “그곳은 어쩐지 낯이 익었다. 잠시 후 그 여자는 퍼뜩 생각이 났다.”로 해석되는데 여기에서 “a familiar scene"은 ”장소가 낯이 익었다.“로, ”the realization"는 “생각이 났다.”로 번역됩니다. 다른 예로 “He gave a quick furtive glance round the room."은 우리말로 ”그는 재빨리 방안을 슬쩍 둘러 보았다.“로 해석되는데 여기에서 ”a quick furtive glance"는 “슬쩍 둘러 보았다.”로 번역됩니다. 이렇게 영어에서는 우리말의 동사가 명사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영어의 명사중심적 특성은 우리말과 달리 주어가 생물이 아닌 사물이나 추상적 사실이 사용된다는 점에서도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A 10-minute walk brings you to the station."이란 말은 ”십분만 걸으면 역에 도착해.“라는 우리말로 번역될 수 있는데 여기에서 ”A 10-minute walk"는 명사구로서 우리말에서는 주어로 사용되지 않는 표현입니다. 다른 예로 “The difficult driving conditions caused several accidents."란 말은 ”어려운 운전 조건 때문에 몇 차례의 사고가 일어났다.“로 번역될 수 있는데 여기에서 ”The difficult driving"이라는 표현은 명사구로서 주어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영어는 명사중심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우리말은 동사중심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영어는 문장 내 다양한 위치에서 명사(구)가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언어인데 비해 우리말은 영어에서 명사형으로 표현된 내용을 동사로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언어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영어에서 명사(구)를 해석할 때 우리말에서도 명사(구)로 번역하려고 한다면 어색한 표현이 되기 쉽고, 우리말에서 동사로 사용되었더라도 영어에서는 명사로 표현될 수 있다는 점을 알면 영어로 번역하기 쉬울 것입니다. 흔히, “Good morning"을 ”좋은 아침“으로 번역하기보다는 ”좋은 아침 되시기 바랍니다.“가 더 적절한 우리말 표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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