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IQ)의 함정 : 머리가 좋으면 행복하다?
          조회수  10669        작성일 2011-07-27 10:29:00
우리나라에서는 어릴 때부터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부모님들의 자기만족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 즉, 자녀들이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부모님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다른 부모님들에게 자랑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자녀들이 좋은 학교를 나와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생에서 완벽하게 확실한 미래를 보장하는 투자는 없으며 자녀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는 것이 그나마 확률적으로 자녀들이 행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자녀교육에 애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이나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학업성적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학업성적을 결정하는 두 가지 요인

학업성적을 결정하는 것은 지능처럼 어느 정도 선천적인 요인도 있고 교육환경처럼 후천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다.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와 같은 유교문화권에서는 학업성적이 지능과 같은 능력과 노력이 합해져 생긴 결과로 보는 경향이 있어서 머리가 나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의 능력이나 적성에 무관하게 지나친 기대를 가지고 더 열심히 공부를 하도록 강요하며 학생 자신도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학업성적은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이 열 시간 걸려 공부해야 할 분량을 지능이 높은 사람은 다섯 시간 만에 공부할 수 있다면 같은 시간을 투자하였을 때 당연히 지능이 높은 사람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밴드이론(Band theory)에서 주장하였듯이 지능과 같은 선천적 능력의 차이도 좋은 환경을 만나야 드러나기는 하지만 큰 변화가 없는 지능이 학업성적을 결정하고 학업성적이 행복을 결정한다면 너무 비관적인 결과가 아닐까?

지능이 행복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증거

그 동안의 연구에 따르면 IQ는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잘 반영하기 때문에 IQ는 학업성적을 잘 예측한다. 그러나 이러한 IQ와 학업성적 간의 관계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높은 상관을 보이지만 대학과 같이 더 상위수준의 학교로 올라갈수록 상관관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특히 IQ가 높으면 자기가 원하는 대학이나 학과를 골라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할 때는 IQ와 행복감 간의 상관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IQ보다는 성격과 같은 정서적 측면을 반영하는 EQ(정서지능)가 행복감을 더 잘 예측하였다.
저명한 지능학자인 Sternberg는 지적 능력이 단지 지능검사에 의해 측정되는 IQ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지적 능력은 우리가 세상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언어지능, 사회지능, 문제해결지능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IQ에 의해 측정되는 지능은 주로 언어적 지능만을 반영한다.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면 공부도 잘했고 똑똑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자기 몫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나 심지어 직장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Sternberg가 말한 사회지능이나 문제해결지능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여 정서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알고 있는 지식을 효과적으로 분석하거나 통합하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Gardner는 뇌 손상으로 지적 능력이 떨어졌지만 예술 분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연구에서 인간은 음악 지능, 신체 지능, 논리수학 지능, 공간 지능, 언어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성찰 지능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제안하였다. 지능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널리 받아들여져 오늘날에는 지적 능력이 획일적이거나 단일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를 거의 상식으로 여기게 되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처럼 부모님들이 원하는 자녀의 미래가 행복한 삶이라면 자녀들이 학교에서 받아오는 성적에 매번 마음을 쓰기보다 자녀가 어느 분야에 소질을 보이는지 주의를 기울여 삶에서 분명한 목표를 가지도록 하고 자기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배려할 수 있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키우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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