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을 때,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조회수  10288        작성일 2011-02-25 10:38:32

우리는 매일 많은 양의 글을 읽고 이해해 원하는 정보를 얻는다.
이러한 과정은 거의 자동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일일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의식하지 못하지만 사실 우리 머릿속에서는 복잡한 처리과정이 벌어지고 있다. 아래 그림은 Perfetti라는 학자가 글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왼쪽 그림은 글을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비해 오른쪽 그림은 우리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언어적 지식들을 표현한 것이다. 왼쪽에 있는 그림은 다시 위 아래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아래쪽 그림은 글 속에 있는 단어를 확인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위쪽 그림은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즉, 우리가 글을 이해하려면 단어의 뜻을 알아야 하는데 단어의 뜻을 알아내기 전에 우선 단어가 어떤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표기) 어떻게 발음을 하는지(음운) 알아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오른쪽 그림에 있는 표기법이나 의미 또는 형태소에 대한 지식을 저장하고 있는 심성어휘집(mental lexicon)의 도움을 받게 된다. 이렇게 단어의 뜻이 파악되면 글을 이해하기 위해 문장의 문법적 구조를 파악하고(통사처리기), 의미단위들로 구성된 문장의 의미를 알아내고(텍스트 표상), 문장들의 의미를 전체 글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과정(상황모델)이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 또한 우리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일반지식이나 언어시스템의 도움을 받으면서 이루어진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읽지만 정말 복잡한 처리과정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그림은 글을 읽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우리가 글을 읽을 때 일어나는 일을 단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쉬울 수 있다. 그럼 글을 읽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단어이해단계, 문장이해단계, 텍스트 이해단계를 통해 다시 알아보도록 하자.


1) 단어이해 단계


단어를 이루는 글자(표기)와 음운을 파악하어 단어의 뜻을 알게 되는 단계이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들의 뜻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심성어휘집에 저장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가 단어의 뜻을 찾아보기 위해서 사전을 찾는 것과 같이 단어의 뜻이 심성어휘집에서 탐색되는데 그렇다고 사전처럼 찾는 것은 아니고 단어의 글자나 음운과 연결된 의미가 머릿속에서 활성화되며 그 결과로 단어의 뜻인 단어표상(word representation)이 형성된다. 단어의 글자나 음운과 그 의미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수록 더 빨리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단어가 가끔 사용하는 단어에 비해, 1음절 단어(책)가 4음절 단어(바람개비)보다 더 빨리 찾아진다.


2) 문장이해 단계


단어의 뜻은 머릿속에 저장된 의미를 찾기만 하면 알게 되지만 문장을 이해하는 것은 단어들 간의 문법적인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민희는 선물을 샀다’라는 문장을 이해하려면 단어들의 뜻을 먼저 알아내고 단어들 간의 문법적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즉, ‘민희’는 문장의 주어이고, ‘선물’은 목적어, ‘샀다’는 서술어라는 문법적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이렇게 단어들의 문법적인 관계를 분석하는 것을 구문분석 혹은 통사처리(syntactic processes)라 한다. 따라서 문장을 의미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통사처리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 결과로 문장의 의미인 문장 표상(sentence representation)이 형성된다.


3) 텍스트이해 단계


텍스트를 이해하는 과정은 단어나 문장을 이해하는 과정에 기반하며 머릿속에 저장된 단어와 문법에 대한 지식을 활용하여 의미적으로 분석하고, 텍스트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이해는 것이 목적이다. 텍스트이해에서 중요한 것은 먼저 앞에서 제시된 내용(선행어)과 그것을 지칭하는 단어(대용어)간의 의미적 연결을 찾아내는 참조추론(reference inference)이 이루어져야 한다. 예컨대, ‘철수는 밥을 먹었다, 그는 반찬도 함께 먹었다’에서 ‘철수’는 선행어이며, ‘그’는 대용어에 해당한다. 즉 선행어와 대용어 사이의 연결추론이 잘 이루어져야 텍스트에 대한 일관된 표상을 형성할 수 있다.

다음에는 텍스트에 표현된 사건이나 상태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추론(cause-effect inference)이 이루어져야 텍스트의 전체구조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게 된다. 가령, (A) ‘철수는 영희에게 돈을 돌려주었다.’와 (B) ‘철수는 영희에게 돈을 꿨다.'라는 문장이 있을 때 (B)가 (A)보다 먼저 일어났으며 (A)의 원인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끝으로 텍스트에는 없는 정보와 텍스트에 있는 정보를 연결하는 요소를 찾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것을 교량추론(bridge inference)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A) ‘철수가 소풍을 갔다. 음료수가 시원했다.'라는 문장이 (B) ‘철수가 가방에서 음료수를 꺼냈다. 음료수가 시원했다.'보다 더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그 원인은 (A)를 이해하려면 ’철수‘가 소풍을 갈 때 ’음료수‘를 가지고 갔을 거라는 추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텍스트의 내용을 분석하고 추론과정을 통해 장기기억의 사전지식과 연결하여 텍스트가 제공하지 않는 정보를 추리하여 텍스트 전체의 내용과 구조를 보여주는 상황모형(situational model)을 형성하게 된다.


언어를 학문적으로 연구하지 않는 일반인에게 독서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독서가 복잡한 이해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왜 어떤 글은 이해하기 쉽고 왜 어떤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많은 독서를 해온 학생들은 글을 읽는 동안에 이루어지는 처리가 숙달되어 있어 웬만큼 어려운 글도 내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별로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과공부에 지치고, 인터넷 게임 등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 때문에 책에서 멀어져 독서능력이 저하되고 있는데 이것은 곧 학력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독서능력의 향상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려우므로 어릴 때부터 꾸준한 독서로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미투데이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
 
다음글        기억력을 높이는 5가지 원리!!
이전글        학습효과 향상을 위한 [5가지 시간관리의 법칙]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사이트맵